용산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기록한 작가들의 북콘서트에 갔다가
고향 용산이 그리워져서 무작정 걸어서 용산에 갔습니다. 홍대에서 2시간 좀 더 걸리더군요.

그동안 잠시 잊고 살았던 제 고향 용산은 아직 그대로였습니다.
유가족들이 머물던 남일당도, 문화연대가 아지트 삼아 여러가지 문화행사를 벌이던 레아호프도
이제는 벽에 둘러싸여서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부시지도 않고 흉물스럽게 내버려둘걸
왜 그렇게 난리지랄옘병을 해서 
사람들을 죽이고 아프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했을까
물론 피맛골처럼 여기도 누군가의 오케이 사인만 나면 하룻밤새 폭탄이라도 맞은것마냥 가루로 변하겠지만
그때 꼭 그렇게...
꼭 그렇게 했어야 했을까.




아직 무사한 남일당









우리의 레아호프









남해수산









이 동네보다 늦게 세워져서 이 동네보다 오래 사는걸까?
국제빌딩아. 넌 오래오래 남아서 이 역사의 증인이 되어다오.
넌 덩치도 크고 잘생기고 부잣집 아들이라 재개발도 네 주위로 피해가게 하는 힘을 가졌으니
참으로 좋겠구나.










대포맞은 것 같은, 이제는 기억도 안나는 동네 형네 집도 아직 안녕하시군요. 









삼호복집










그리고 우리집.












그래. 우리 예쁜동네 다 때려뿌시고 이런 구렁이 뼉다귀같은 건물을 짓겠다 이거지?
나중에 내 고향으로 돌아와서 살려고 그랬는데 생긴 꼬라지를 보니 그때 우리집 전세금 생각하고 왔다간 
관광료도 못내겠다. 더러운놈들.










우리 시장이 있던 자리.
그 많은 내 어머니들은 다 어디로 가신걸까?











우리보고 비웃지마라.
늬들도 사람이 만든 건물이다.
늬들도 언젠간 우리처럼 물어 뜯길 날이 올거다.
그래도 늬들이 우리처럼 아프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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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으로 다섯시간 정도를 걷고 사진찍고 노래하고 하다가
작업실에 도착해서 옷만 갈아입고 교회에 가서 새벽예배를 드렸다.
긴장이 풀려서 격하게 졸아버린 때가 3번 있었지만
그래도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이제 열심히 일해야지.
근데 너무 졸려.

그리고
어쩐지 이제 다시는 못볼것 같은
어떤 표정이 자꾸 생각나.







내가 살던 용산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김성희 (보리, 2010년)
상세보기

현대인의 필독서, 내가살던용산! 
아직도 안 본 그대는 진정 나의 벗인가??!!!
내가 돈 좀만 더 벌면 이빠이 사서 내사인해서(응?)돌리겠지만
일단 그대들이 사서 보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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