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입

야부리 2010. 3. 6. 00:17

영화를 160페이지짜리 만화책용 콘티로 만드는 작업이 끝나자마자 시작한 새로운 일이 있습니다.
(전 컨디션 조절과 작업의 충실도를 위해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하는 배부른...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이 일은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라는 곡으로 연주회를 하는 피아니스트와 테너의 공연에 사용될
이야기 그림을 그리는 작업입니다.
총 20곡으로 이루어진 작품이고요.
기존에 클래식 공연하면 어렵고 지루하다고만 생각하는 인식이 많은데
이번 공연은 각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려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서 이해를 높이고
보다 흥미로운 공연으로 만들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클래식 연주회와 함께하는 그림작업. 재밌을 것 같지요? +ㅁ+

어쨌든, 
이 작업의 내용인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라는 곡은
방랑을 즐기고 풍류를 좋아하는 (저같은) 물레방앗간 일꾼이 새 직장을 구했는데
거기서 주인집 딸네미에게 반해서 사랑해 빠지고 맙니다. 아 맙소사
둘은 잘 되는 것 같다가 갑자기 왠 거지같은 사냥꾼이 등장하는데
이여자가 그 사냥꾼을 좋아하게 되고 이런 빌어먹을 상황에 저는, 아니,아니,
그 일꾼은 슬퍼하고 좌절하고 괴로워하다가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시냇물에
빠져 죽는....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은유적인 표현이 나와서 정확치는 않습니다만
그렇게 사료됩니다.

어쨌든,
피아니스트분도 미팅에서 그러셨지만
이 주인공이 어쩐지 저 같아서-_-;; 왠지는 잘 모르겠으나....
음악을 들으며 내용을 읽다보니 감정이입이 확 되는게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습니다.-_ㅜ 

아래는 저만 보기 아까워 함께 나누는 몇 소절의 가사입니다.   
감정이입 저만 되는건가요? -_-;;;




 

#7. 조바심

1.모든 나무 껍질에 새겨넣고 싶네
모든 돌멩이에도 기꺼이 새기고 싶네
모든 새 화단에, 빨리 자라는 겨자 씨앗을 뿌리고 싶네
그 모든 하얀 잎을 종이 삼아 이렇게 쓰고 싶네
'내 마음은 언제까지나 그대 것'이라고

2. 나는 어린 찌르래기 한 마리 기르고 싶네
그 새가 정확하게 이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내 입술의 울림, 내 마음 가득한, 뜨거운 열망 흉내내어 
이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러면 찌르레기는 맑은 소리로 그녀의 유리창 너머로 노래하리
"내 마음은 그대 것"
내 마음은 언제까지나 그대 것!

3. 아침바람에 이 말 불어 넣어 살랑거리는 숲을 지나 불어가게 하고 싶네!
오 모든 과꽃에 반짝이는 이 말!
가까이 그리고 멀리 있는 꽃 내음이 그녀에게 이 말 전해주리!
일렁이는 물결이여, 너희는 물레방아 돌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는가?
내 마음은 그대 것,
언제까지나 그대 것이라네!

4. 내 생각에 이 말은 나의 두 눈에도 어려 있고
말없는 나의 입가에서도 읽을 수 있고,
매 순간의 숨소리까지도 큰소리로 그녀에게 알리고 있을텐데
그녀는 이 모든 애태우는 나의 움직임을 조금도 몰라주네 
내 마음은 그대 것
언제까지나 그대 것이라네!





#8. 아침인사

1.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처녀여!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마냥,
예쁜 머리 그대는 어디에 숨어 있나요?
나의 인사가 그렇게 그대를 불쾌하게 했나요?
나의 눈길이 그리도 불편했나요?
그렇다면 나는 다시 떠날 수 밖에

2. 오 내가 멀리서나마
사랑하는 그대 창가 바라보는 것은 허락해주오
멀리서, 아주 멀리서나마!
금발머리 그대여, 밖으로 나와주오!
너희 푸른 아침별들도
그 둥근 대문 밖으로 나와다오!





#9. 물레방앗간 일꾼의 꽃

1. 시냇가에 많은 조그만 꽃들이 피어 밝고 푸른 눈동자 빛내고 있네
시냇물은 물레방앗간 일꾼의 친구이고
밝고 푸른 눈동자들이 저렇게 사랑스럽게 빛나고 있으니
이 꽃들은 나의 꽃이네

2. 그녀의 작은 창문 바로 아래, 나 이 꽃들 심어두리
모두가 조용해지고 졸음에 겨워 그녀의 머리 꾸벅일 때,
너희들 그녀에게 전해주리
물론 너희는 알고 있지. 나의 마음을

3. 그녀가 사랑스럽게 눈을 감고
달콤한 휴식에 젖어 잠들어 있을때면
꿈 속에 나타나 그녀에게 이렇게 속삭여주렴
"나를 잊지 말아요!"
이것이 바로 나의 생각이네

4. 그리고 이른 아침 그녀가 덧문을 열면
사랑 가득한 눈길로 올려다보렴
너희 작은 눈에 맺힌 이슬방울은, 
너희 위로 쏟은
나의 눈물일 것이네
  





#10. 눈물 비

1. 우리는 시원한 오리나무 숲에 사이좋게 함께 앉아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다정하게 내려다 보고 있었네
둥근 달에 이어 별들도 떠오르고
우리는 은빛 수면을 그렇게 즐겁게 내려다보고 있었네

4. 그러자 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려
그만 매끄러운 수면 위에 파문을 일으켰네
그녀가 말했네 "비가 오네요, 안녕! 저는 그만 집으로 갈래요."






#18. 시든 꽃

그녀가 내게 준 꽃들 모두
나와 함께 무덤에 묻어주오
너희 꽃들 왜 그리도 슬픈 듯 나를 보는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라도 하는 듯
너희 꽃들, 왜 그렇게 창백하게 시들었는가?
또 왜그렇게 젖어있는가?
아, 눈물도 5월의 초록 만들어 낼 수 없고
죽은 사랑 다시 꽃피워낼 수 없으니
봄이 오고
겨울이 가도
꽃들은 잔디밭에 묻혀 있으리
내 무덤 속에 그대로 놓여 있으리
그녀가 내게 건내준 꽃 모두
그러다 그녀가 묘지 옆을 지나며
"그 사람의 마음이 진심이었구나!"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게 되면
그때야 비로소 꽃들은 모두 꽃을 피워내리!
5월이 찾아오고 겨울은 가리




아....눈물나.
요즘은 뻑하면 눈물나.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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