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남양알로에와 청강대학을 설립하신 (고)청강 이연호 선생님의 기념관이 청강대학 내에 설치된다.
이미 꽤 큰 업체가 전시기획을 짜서 인테리어 공사까지 마무리 된 상태에서 엎어지고 
나에게로 기획과 시공의 바톤이 넘어왔다.
처음엔 호기심 반 막막함 반으로 자료들을 챙겨와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고 가볍게 구상을 해보다가
자료와 함께 주신 청강선생님의 회고록을 읽게 되었고
사람을 향한 사랑과 좋은 것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 노력하고
항상 기도하며 구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여서 
더 큰 부담을 안고 고민하고 기획을 시작했다.

그 후 며칠동안 끙끙거리다가
지난 밤 밤새 완성한 부족한 기획안을 들고 미팅자리에 나가면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조금이라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라면 나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재미있는 일도 좋고 경험도 좋고 돈도 좋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라면,
그냥 나 자신을 위한 일이라면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고..
청강선생님은 그렇게 하나님 앞에 바로 서려고 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고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는데
나는 감히 그런 분을 가지고 내 배 불리고 싶지는 않다고...

무거운 마음으로 버스에서 내려 미팅을 위해 회의실로 갔고
자리에 앉아 짧게 기도를 드렸다.
기도의 내용은 변함없이. 오히려 더욱 단호하게.

그런데 이 일을 진행하고 있는 청강대 학생처장님은 준비한 기획안을 잘 들어주시고
마음에 드신다며 기존에 마무리되던 공사와 하드웨어 설치를 내 기획대로 바꾸라고 실무자에게 그자리에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원래 2월말까지던 작업기간도 4월까지 연장해주시며 별도로 책도 한권 제작을 맡겨주시고
내가 더 재미있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환경을 약속해주셨다.

다음 일정을 조정하고 전시장을 둘러보며 자꾸 목이 메이는 걸 꾹꾹 참았다.
함께 머리를 맞대주고 힘을 보태준 영준이에게도 너무 고맙고 앞으로 이 일을 같이 나누어서 하게 될 사람들에게도 벌써 고마워졌다.  
그리고 내가 무어라고 한번의 전시기획 경력밖에 없는 나를 믿어주시고 이 큰 일을 맡겨주신 청강대도 너무 감사하고
이런 기회들의 시작이었던 호철선생님께도 너무 감사하고
하늘에서 항상 나를 지켜봐 주시고 내 기도에 응답해주시는 나의 하나님과 
그 근처 어딘가에서 나를 믿고 지지해주시(고 계실것 같은)는 청강 선생님에게도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함께 기도해주고 내가 해내는 모든 일들을 보다 자신있고 담대하게 할 수 있게 응원해주는 든든한 동역자 인혜씨와
항상 위태위태한 나를 위해 기도해주고 응원해주는 많은 고마운 이들에게도...

벌써 일이 다 끝난 것 마냥 보이지만, 이제 시작이다.
이 일을 하면서 분명히 어려운 일도 많을 것이고 마음 상하는 일도 많겠지만
지금 눈물을 꾹꾹 참으며 적어가는 이 기록을 보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금도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하나님에게 붙어서 자라나는 가지인가..
그래서 더
항상 이렇게 두려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구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앞으로 나가보려 한다.
잊어버리지 않게,
이렇게 그때 그때 소중한 마음을 기록해가며.


스튜디오보싸 2년차.

이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아주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참 벅차고 감사하고
기쁘다.
눈물 나도록...



 

AND